원래 올해 공연은 눈물을 머금고 패스하려 했었다.
무려 4년을 오매불망 기다려온 공연이건만 몸과 마음 상태가 안 좋아서 한반도 남쪽 끝에서 서울 당일치기 왕복은 무리일것 같았다.
한달전 가족 장례를 치른후 몸과 마음 컨디션이 바닥이었기에 어쩔수없이 포기하고 내년 공연을 기약하려 했다.
하지만 첫 공연본 분들의 후기를 보자 마음이 확 바뀌었다.
내가 라이브로 꼭 듣고싶어 간절히 소망했던 '태양의 눈'을 연주하시다니!
자주 안 하시는 곡이기에 내년이나 추후에 또 하신다는 보장이 없다는 생각에 주저할수 없었다.
아무리 몸에 무리가 따르더라도 반드시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리라 결심했다.
그런데 문제는 또 있었다.
하필이면 오늘이 결혼기념일이라는 점이다.
내일은 불가능하고 오직 오늘만 공연가는게 가능한데 하필 결혼기념일과 겹치다니...
일주일전 공연가려한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더니
아내가 툭 던지는 질문
...'나야,조용필이야?'
그 질문에 나는 침묵했다.
꽃바구니도 미리 사주고 발레공연 티켓도 선물해주겠다고 하니 마음이 좀 풀렸다.
그리고 아내도 내가 심적으로 힘들어하는걸 알고 이해하고 있었기에 더 이상 말이 없었다.
그리곤 '당신 힘든 마음 공연가서 위로받고 와'
인사해주었다.
오늘의 공연은 지금까지 7번 본 공연중 최고였다.
영상과 음향도 최고였고 목소리 또한 4년전 50주년 서울공연때보다 더 좋았다.
지난 4년간 얼마나 열심히 목소리를 관리하셨는지 감동이었다.
'태양의 눈' 때부터 울컥하더니 '킬리만자로의 표범' 부르시는 동안 눈물이 핑 돌았다.
'킬리만자로의 표범'도 들어본 라이브중 가장 농익은 연주였다.
'모나리자'부터 앵콜까지는 스탠딩으로 달렸다.
앵콜에서 지난 두번의 공연에 없었던 보너스를 주셨다.
'바운스'이다.
지난 두번의 공연이 끝난후 '바운스' 왜 안 하시냐는 항의가 무척 들어왔다고 하셨다.
수많은 팬들의 성화를 받아주셔서 곡 리스트에 갑자기 '바운스'를 추가해주시니 감격스럽다.
물론 이전 공연 보신 분들은 속이 쓰리시겠지만...
지금 심야기차를 타고 집으로 내려가는 길
몸은 조금 피로하지만 명곡들의 향연에 물들어 황홀해진 내 마음은 날개를 타고 하늘로 비상하는것 같다.
내년 공연도 벌써부터 기다려진다.
내년에는 아내랑 같이 와야지 싶다.
아내도 이미 세번의 공연을 같이 봤기에 내년 55주년 공연은 함께 신나게 즐기길 기대해본다.
|
행복한 밤이네요^^
저도 이번 공연에서 정말 애정하는 최애곡중 하나입니다.
킬리의 나레이션 부분 오빠음색은 정말이지 미치도록 좋아요^^
세월이 지날수록 그 어려운 나레이션은 점점 더 사람을 홀딱 홀릴정도로 업그레이드 되서 잘하시니 어쩌면 좋을까요^^
정신을 차릴수가 없어요ㅎ
킬리만자로의눈님의 행복 가득한 후기 읽으니 저 또한 행복해지는 기분입니다~~^^
내년에도 꼭 아내분과 공연장에 함께 오셔서 행복한 시간 되셔요~^^
나야 조용필이야?ㅎㅎㅎㅎㅎ
위로받고 오라는 아내분. 멋지네요
오빠로 위로받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.
<태양의 눈>은 라이브 하실 때 현장에서 듣고 보고 해야 하는 희귀템!!
<태양의 눈> 전주 어느 한 부분이 좀 찡... 하더라고요.